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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설득해 ‘느리지만 단단하게 가기’로 했다

by think28148 2026. 3. 10.

빨리 가는 대신 오래 가는 선택
오늘은 나는 나를 설득해 느리지만 단단하게 가기로 했다. 에 대해 이야기 하러 해

 

나는 나를 설득해 ‘느리지만 단단하게 가기’로 했다
나는 나를 설득해 ‘느리지만 단단하게 가기’로 했다

 

왜 우리는 항상 빨라야 한다고 느끼는 걸까

어느 순간부터 나는 계속해서 서두르고 있었다. 특별히 누군가가 나에게 빨리 움직이라고 말한 것도 아니었고, 명확한 경쟁 상황 속에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는 늘 같은 압박이 반복되고 있었다. 조금 더 빨리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다른 사람들보다 늦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 지금 이 속도로는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같은 것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했다. 처음에는 그 생각이 특별한 문제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굉장히 익숙한 감각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더 빠른 결과를 보여주는 사람들을 보게 되고, 더 빠르게 성과를 만드는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어떤 사람은 몇 년 만에 큰 성공을 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짧은 시간 안에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들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들린다. 왜냐하면 그 이야기 속에는 언제나 ‘빠른 변화’라는 요소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묘하게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속도가 과연 괜찮은 속도인지 의심하기 시작했고, 혹시 내가 너무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나 스스로도 나의 속도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속도로는 부족할지도 모른다고, 조금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더 많은 결과를 더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설득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어떤 날에는 정말로 열심히 움직이기도 했고, 어떤 계획을 빠르게 추진하려고 애쓰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오래 유지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강한 의욕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지치기 시작했다. 마음속에서는 계속 서두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 속도를 계속 유지할 만큼의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또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왜 이렇게 쉽게 지치는 걸까. 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계속 빠르게 움직이지 못할까.

그 질문은 처음에는 나 자신을 향한 실망처럼 느껴졌다. 나는 더 꾸준하고 더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지 못한 나 자신을 조금 부족한 사람처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조금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혹시 문제는 나의 의지나 성격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방식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빠르게 가는 방식’을 기준으로 나 자신을 평가하고 있었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 나의 속도를 계속해서 부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한 가지 속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빠르게 움직이면서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조금 더 천천히 움직이지만 대신 오래 지속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나는 그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시선은 대부분 빠른 변화에 더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이야기, 빠르게 성공하는 이야기, 짧은 시간 안에 큰 결과를 만든 이야기들이 훨씬 더 눈에 띄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오래 지속되는 것들은 대부분 아주 천천히 만들어진다. 어떤 관계도 하루 만에 깊어지지 않고, 어떤 실력도 몇 번의 시도로 완성되지 않는다. 우리가 오래 유지하는 많은 것들은 대부분 느린 시간 속에서 조금씩 쌓인다.

이 사실을 조금 더 분명하게 느끼게 된 순간이 있었다. 나는 어느 날 내가 그동안 해왔던 여러 가지 일들을 떠올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을 하나씩 생각하다 보니 이상한 점이 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비교적 오래 유지하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아주 천천히 시작된 것들이었다. 처음부터 강한 속도로 밀어붙인 일들은 오히려 금방 지치거나 중간에 멈추는 경우가 많았고, 처음에는 아주 작게 시작했지만 꾸준히 이어간 일들은 생각보다 오래 남아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나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되었다. 혹시 내가 그동안 너무 빨리 가려고만 했던 것은 아닐까. 내가 원하는 결과는 사실 오래 지속되는 것이었는데, 나는 계속해서 빠른 결과만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만약 내가 속도를 조금 낮추고 대신 오래 이어갈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이 질문은 생각보다 오래 머물렀다. 그리고 그 질문을 계속 바라보다 보니 나는 하나의 결심에 가까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더 이상 빠르게 가는 것만을 기준으로 나의 선택을 평가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내가 오래 이어갈 수 있는 방식인지, 나에게 무리가 없는 속도인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향인지 같은 것들을 기준으로 선택해보기로 했다.

이 생각은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속도를 기준으로 많은 것을 평가해왔기 때문이다. 누가 더 빨리 결과를 만들었는지, 누가 더 빨리 성장했는지, 누가 더 빨리 인정받았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속도는 언제나 상대적인 개념이다. 누군가에게는 빠른 속도가 맞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조금 더 느린 속도가 맞을 수도 있다.

나는 이제 조금 다른 선택을 해보고 싶어졌다. 나는 빨리 가는 대신 오래 가는 방식을 선택해보기로 했다. 조금 느리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방식,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방식, 그렇게 조금 더 단단한 방향으로 움직여보기로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나는 나 자신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나는 나를 설득해 느리지만 단단하게 가기로 했다고.
빨리 가는 대신 오래 가는 선택을 해보기로 했다고.

빨리 가려고 할수록 더 쉽게 무너졌던 이유

돌이켜보면 내가 무너졌던 대부분의 순간에는 공통된 패턴이 있었다. 그것은 능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속도를 잘못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항상 조금 과하게 시작하는 편이었다. 시작하는 순간에는 의욕이 넘쳤고, 그 의욕을 증명하고 싶어서 처음부터 많은 것을 하려고 했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을 시작하면 하루에 가능한 한 많은 양을 처리하려고 했고, 어떤 목표를 세우면 가능한 한 빨리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했다. 그때의 나는 그것이 열심히 사는 방식이라고 믿고 있었다. 느리게 하는 것은 게으른 것처럼 느껴졌고, 조금씩 하는 것은 부족한 태도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항상 처음부터 속도를 올렸다.

문제는 그렇게 시작한 일들이 대부분 오래 가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처음 며칠은 정말 빠르게 움직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피로가 쌓이기 시작했다. 집중력은 떨어졌고, 처음에 느꼈던 의욕도 점점 사라졌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그 일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고, 마음도 점점 멀어졌다. 결국 나는 멈추게 되었고, 그 멈춤은 나에게 또 하나의 실망으로 남았다. 나는 왜 이렇게 꾸준하지 못할까, 왜 시작은 잘하지만 끝까지 이어가지 못할까 같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이 과정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내가 꾸준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애초에 지속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작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처음부터 너무 빠른 속도로 달리면 누구라도 지치게 된다. 그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예를 들어 마라톤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라톤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한다면 얼마 가지 못해 멈출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목표나 개인적인 성장에서는 그런 실수를 반복한다.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선택하고, 그것을 유지하지 못하면 자신을 탓한다.

나 역시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던 사람 중 하나였다. 나는 어떤 목표를 세우면 항상 ‘빨리’라는 단어를 붙였다. 빨리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빨리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빨리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나를 계속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조급함은 언제나 두 가지 결과를 만들었다. 하나는 처음에 과하게 몰아붙이게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금방 지치게 만드는 것이었다.

조급함은 처음에는 동기처럼 느껴진다.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긴장감이 생기고, 그 긴장감 덕분에 행동이 빨라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급함을 나쁜 감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감정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급함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것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긴장은 잠깐의 집중력을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오랜 시간 동안 계속 유지될 수 있는 에너지는 아니다. 긴장이 오래 지속되면 사람은 지치게 되고, 지치면 결국 멈추게 된다.

그래서 나는 어느 순간 깨닫기 시작했다. 내가 실패했던 이유는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속도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항상 너무 빠르게 시작했고, 그 속도를 유지할 수 없어서 멈췄다. 그리고 그 멈춤을 나의 성격 문제로 해석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물리적인 원리에 가까웠다.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를 넘어서면 결국 멈추게 된다.

이 사실을 이해하고 나서 나는 처음으로 다른 선택을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내가 처음부터 조금 느리게 시작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처음부터 100의 힘을 쓰는 대신 30이나 40 정도의 힘만 사용한다면, 그 속도를 훨씬 오래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자 갑자기 많은 것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하루에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내일도 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 보였다. 오늘 10을 하고 내일 0이 되는 것보다, 오늘 3을 하고 내일도 3을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었다. 그 작은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하루에 조금씩만 움직여도 그것이 몇 달, 몇 년 동안 이어지면 결국 큰 결과가 된다.

그때 나는 하나의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빨리 가는 것보다 오래 가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빨리 가는 것은 의욕이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 가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자신의 속도를 이해해야 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관리해야 하고, 때로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래서 오래 가는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느려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단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나는 이제 조금씩 그 구조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여전히 가끔은 조급해지기도 하고, 다시 속도를 올리고 싶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왜 느리게 가기로 했는지 다시 떠올린다. 나는 빨리 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래 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 이 길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조금 안정된다. 속도가 느려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고, 오늘 조금만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다음 날 다시 시작하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 그리고 그 반복이 계속 이어지면서 나는 조금씩 확신하게 된다.

느리게 가는 것이 결코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래 가는 사람의 속도는 느리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느리게 가겠다는 결심은 사실 굉장히 불편한 선택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속도를 요구하고,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결과로 서로를 평가하며, 조금만 늦어도 뒤처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마음속으로는 오래 가는 길이 맞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속도를 선택한다. 빠르게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고, 빨리 인정받고 싶고, 빨리 안정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점점 깨닫게 되었다. 속도가 빠른 사람들 중 상당수는 생각보다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시작은 화려했지만 어느 순간 지쳐서 멈추거나, 방향을 잃거나, 자신이 왜 시작했는지조차 잊어버린 채 흩어져 버리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다시 나 자신에게 질문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잠깐 반짝였다가 사라지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아니면 조용하지만 오랫동안 계속 남아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분명해졌다. 나는 오래 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오래 가는 사람의 공통점은 속도가 아니라 리듬이다. 그들은 자신만의 속도를 가지고 있고, 그 속도를 무리하게 끌어올리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그 속도를 꾸준히 유지한다. 오늘 조금 하고, 내일 조금 하고, 모레도 조금 하는 방식으로 계속 움직인다. 겉으로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 작은 움직임이 쌓이면 결국 큰 차이를 만든다. 예를 들어 하루에 단 1%만 나아져도 1년이 지나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변화를 기다리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변화가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불안해지면 속도를 올리려고 하고, 속도를 올리다 보면 결국 지치게 된다. 그래서 오래 가는 길은 처음부터 속도를 낮추는 선택에서 시작된다. 내가 지치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무게로, 내가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나는 한때 나 자신을 몰아붙이는 방식으로 살아본 적이 있다.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더 빨리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나를 끊임없이 조급하게 만들었다. 쉬고 있어도 불안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죄책감으로 느껴졌다. 그 시기에는 하루를 열심히 보내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항상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하고 있던 일들에 대한 흥미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다. 내가 문제였던 것이 아니라 방식이 문제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오래 가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고, 단지 빨리 가는 방법만 선택했을 뿐이었다.

그 이후 나는 조금씩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하루에 할 수 있는 양을 줄였고, 대신 매일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예전에는 하루에 많은 것을 해내는 날이 있으면 며칠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도 있었지만, 이제는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계속 이어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이 방식이 너무 느리게 느껴졌다. 과연 이렇게 해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의심도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변화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마음의 상태였다. 예전에는 시작하기 전에부터 부담이 느껴졌다면, 이제는 시작하는 것이 훨씬 가벼워졌다. 해야 할 일이 거대한 산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그냥 오늘 할 만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생겼다. 그 생각 하나만으로도 많은 것이 달라졌다.

느리게 가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꾸준함은 의지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조로 만들어진다. 내가 매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내가 멈추지 않도록 돕는 습관을 만들고, 내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몇 시간을 쓰겠다는 목표보다 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쓰겠다는 목표가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흐름이다. 흐름이 끊기지 않으면 결국 양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하지만 흐름이 끊기면 아무리 큰 의지를 가지고 있어도 다시 시작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오래 가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너무 큰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대신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목표를 세운다.

나는 이제 속도보다 지속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늘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내일도 계속 갈 수 있느냐이다. 만약 오늘 너무 빨리 달려서 내일 멈추게 된다면 그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내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선택이다. 결국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여정에 가깝기 때문이다. 긴 여정에서는 순간적인 속도보다 전체적인 리듬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리듬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설득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빨리 가는 사람들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그들의 속도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것이 나에게 맞지 않는 방식이라는 것을 인정했을 뿐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빠른 속도가 맞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느린 속도가 맞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도를 스스로 납득하는 것이다. 나는 나를 설득했다. 느리게 가도 괜찮다고. 대신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고. 이 단순한 결론이 나에게는 큰 변화였다.

이제 나는 결과가 늦게 나타나도 크게 불안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방향이 분명하다면 속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물론 가끔은 다시 조급해질 때도 있다. 다른 사람들의 성과를 보면서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시 나 자신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 나는 빨리 가고 싶은가, 아니면 오래 가고 싶은가.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같다. 나는 오래 가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금 느리게 움직인다. 하지만 멈추지는 않는다. 눈에 띄는 성과가 없더라도, 누구에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조금씩 걸어간다. 언젠가 이 속도가 나에게 맞았다는 것을 증명할 날이 올 수도 있고, 어쩌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와 상관없이 나는 이미 하나의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나는 더 이상 나를 몰아붙이지 않기로 했다. 나는 나를 설득했고, 그 설득에 성공했다.

느리지만 단단하게 가는 길을 선택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