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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버티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는 데 성공한 실패

by think28148 2026. 1. 5.

포기가 도망이 아니라 전략이었던 순간 오늘은 끝까지 버티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는게 성공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하러합니다.

끝까지 버티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는 데 성공한 실패
끝까지 버티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는 데 성공한 실패

 

우리는 끝까지 버틴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쓰러질 것 같아도 다시 일어나 결국 해냈다는 서사는 언제나 박수를 받는다. 반대로 중간에 그만둔 사람의 이야기는 잘 공유되지 않는다. 설령 그 선택이 더 현명했더라도, “포기했다”는 말은 쉽게 변명이 되어버린다. 나 역시 오랫동안 그렇게 믿었다. 버티지 못한 선택은 실패이고,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라고.

하지만 인생을 조금 더 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모든 실패가 나쁜 실패는 아니라는 것, 그리고 모든 포기가 도망은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내 인생을 망치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실패가 있었다. 끝까지 가지 않기로 선택함으로써 비로소 성공할 수 있었던, 아주 조용한 실패 말이다.

 

 

끝까지 가는 것이 미덕이라고 믿었던 나

나는 ‘버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힘들어도 참고, 재미없어도 견디고, 의미가 흐려져도 끝까지 가는 사람. 그렇게만 하면 언젠가는 보상이 따라올 거라 믿었다. 그래서 선택한 일 앞에서 쉽게 돌아서지 않았다. 이미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이 늘 먼저였다.

문제는 그 ‘끝’이 점점 나를 소모시키고 있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분명 의미가 있었다. 배우는 것도 있었고, 스스로 대견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일은 성장보다는 마모에 가까워졌다. 하루를 마치고 나면 남는 건 성취감이 아니라 텅 빈 피로였다. 그럼에도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다들 이렇게 버티는 거야.”

그때의 나는 질문을 잘못 던지고 있었다.
‘더 버틸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이걸 버틸 가치가 있는가?’를 물어야 했는데 말이다.

그만두는 선택이 도망처럼 느껴졌던 순간

 

 

결정의 순간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찾아왔다.

 

대단한 계기도, 극적인 사건도 없었다. 그냥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길의 끝에 내가 원하는 모습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 생각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애써 외면해도 계속 따라왔다.

그만두는 선택을 상상하면 늘 같은 감정이 밀려왔다. 패배감, 죄책감, 그리고 두려움. 지금까지 버텨온 시간이 모두 무의미해질까 봐, 남들이 나를 실패자로 볼까 봐, 무엇보다 나 자신이 나를 용서하지 못할까 봐 겁이 났다. 그래서 더 버텼다. 이미 마음은 떠났는데 몸만 남아서.

결국 나는 중간에 멈추기로 했다. 누구에게 크게 알리지도, 이유를 길게 설명하지도 않았다. 그만두고 나서도 한동안은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불렀다. “조금만 더 하면 됐을 텐데”, “너무 쉽게 포기한 거 아니야?” 같은 말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안도감이었다. 숨이 쉬어지는 느낌. 더 이상 스스로를 설득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 그제야 깨달았다. 이 선택은 도망이 아니라, 더 큰 실패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인 후퇴였다는 것을.

포기가 전략이었음을 나중에서야 알게 된 이유

그만둔 뒤에 모든 게 바로 좋아진 건 아니다. 방향을 잃은 것 같았고, 공백이 불안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더 이상 나를 갈아 넣고 있지는 않았다. 그만두지 않았다면 계속 잃고 있었을 것들을, 그 실패 덕분에 지킬 수 있었다. 체력, 자존감, 그리고 나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 같은 것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선택의 기준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끝까지 해야 가치 있다”가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이 선택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가”를 묻게 되었다. 중간에 그만두는 게 실패가 아니라, 방향 수정일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배웠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실패는 성공보다 훨씬 많은 걸 가르쳐줬다. 무작정 버티는 용기보다, 멈출 줄 아는 판단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끝까지 가는 것만이 책임이 아니라, 잘 그만두는 것도 책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아무도 그 실패를 축하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설명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실패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걸. 끝까지 가지 않았기에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었고, 그 선택이 결국 나를 살렸다.

그래서 이제 나는 포기를 다르게 부른다.
도망이 아니라 전략,
패배가 아니라 재배치,
실패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라고.

끝까지 버티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는 데 성공한 그 실패는, 지금도 내가 나를 지키는 방식의 기준이 되어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실패한 인생의 한 장면이라고 믿는다.